-
[경복궁뉴스] 경복궁 야간개장 다녀오다 노엘G
1
0
2
[영화비평] 이누도 잇신 감독과 오다기리조의 만남, <메종드히미코>
영화를 굳이 보지 않더라도, 그 어떤 걸 보아도 내 취향이리라는 걸 단박에 알 수 있었던 영화. 내가 제일 사랑해마지 않는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누도 잇신 감독, 매력적인 배우 오다기리 조, 게다가 늘 관심 갖고 보는 퀴어 소재까지. 그런데. 왜인지 모르게 늘 차일피일 미루고 보지 않았던, <메종 드 히미코>. 벌써 몇 년 째 내 노트북과 외장하드에서만 맴돌던 이 영화를 결국은 IPTV로 보게 될 줄이야.
영화 중간중간 메종 드 히미코(게이들의 실버타운?)에 살고 있는 다른 노년의 게이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사오리와 하루히코의 로맨스 같지 않은 로맨스도 나오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굵직하게 다루고 있는 건 사오리의 성장 혹은 그녀가 겪은 아픔에 대한 치유 과정이 아닌가 싶다.
무책임하게 가족을 버린 '게이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원망으로 가득찬 사오리. 그리고 엄마의 죽음 후에 홀로 남겨진 외로움과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겪어야 했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가 오로지 경제적 궁핍함 때문에 가게 된 메종 드 히미코. 하지만 그녀는 그곳에서 게이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고, 그 아버지가 자신과 어머니를 완전히 버린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게다가 그녀는 과거에 그리도 싫어하던 게이들과 마음으로 엮인 한 가족이 된다.
귀엽고 발랄하지만, 동시에 정말 현실적인 질문들과 깊은 고민을 안겨주는 영화. 앞으로 이 영화는 또 몇 번이나 보게 될는지. 매력적인 배우들만큼이나 너무나 매력적인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