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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뉴스] 경복궁 야간개장 다녀오다 노엘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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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매 장면 오감을 압도하는 <블랙스완>
영화 <블랙스완> 포스터
필자가 감상한 영화 중 오랫동안 뇌리를 떠나지 않고 기억되는 영화 한 편이 있었으니 그 것은 바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블랙스완>이다.
2011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5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편집상)에서 노미네이트되었고 2011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주연 나탈리 포트만은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영화를 단순히 스릴러물 혹은 에로물로 기대한다면 곤란하다. 훨씬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그야말로 ‘소름’돋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보도록 하겠다.
1. 백조 vs 흑조
뉴욕 발레단 소속 발레리나인 니나(나탈리 포트만)의 꿈은 '백조의 호수' 에서 프리마돈나 역을 맡는 것이다. 이 작품의 프리마돈나는 백조가 된 오데트 공주와 왕자를 유혹하는 사악한 쌍둥이 자매 오딜을 동시에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발레리나들이 선망하는 역할이지만 한편으로는 선뜻 다가설 수 없는 자리기도 하다. 니나 역시 특유의 순수함으로 연약한 백조 오데트엔 적임자로 일찌감치 점찍어졌지만, 흑조 오딜을 연기하기엔 도발적인 관능미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때 백조의 의미는 순수함의 결정체로 아직까지 여인(女人)에 이르지 못한 성숙하지 않은 소녀를 상징한다. 따라서 니나가 집착하는 흑조의 이미지는 완벽한 예술에 이르는 필연의 과정이자, 소녀에서 여인으로의 성숙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순수한 백조에서 점차 사악하고 관능미 넘치는 흑조로 변해가면서 니나는 성공에 대한 욕망과 집착으로 망상과 편집증을 겪는다.
하지만 변신의 과정을 무조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니나의 변신은 어쩌면 순수와 관능, 아름다움과 광기, 선과 악이 하나로 융합되는 과정이자, 앞서 언급처럼 소녀에서 여인으로의 성숙에 이르는 필연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애벌레가 여러 번의 탈피를 거쳐 아름다운 나비로 성장하듯 니나의 변신은 자신을 옥죄던 통제의 손길에서 벗어나 자유 의지를 갈구하는 성숙된 욕구에서 비롯되었다.
2. White → Red → Black
이 과정(백조에서 흑조로 넘어가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색의 변화는 바로 빨간색이다.
흑과 백의 선명한 경계 위에 놓여 진 빨간색. 이때 빨간색은 생리혈 혹은 립스틱과 오버랩되면서 자연스럽게 성숙한 여인을 떠올리게 만든다. 하지만 소녀에서 여인에 이르는 길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금껏 자신이 가졌던 많은 것들을 버려야만 한다. 벽면을 장식했던 수많은 인형들을 버려야 하고, 잠잘 때 자장가처럼 들었던 오르골을 버려야 하며, 엄마의 애정(혹은 지나친 간섭)도 버려야만 한다.
그리고 버린 만큼 빨간색은 점점 짙어지고 선명해져 간다. 등에 상처가 덧나기 시작하고, 손톱이 피로 물든다. 손가락 살점이 뜯어져 나가는가하면 검은 옷을 입은 또 다른 자신과 마주치기도 한다. 따라서 이때 빨간색이 주는 의미는 '변신의 대가' 또는 '상흔'으로 치환되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돕는 역할을 한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이가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 그야말로 압도당하는 느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 스테이지에서의 연기는 소름 그 자체!
리뷰 참고 : 네이버 영화 <블랙스완>